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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 돈과 동양거리

김경수 선로이야기 2013. 10. 7. 23:29

도중 돈과 동양거리

 

내가 입사해서 얼마 안 있으니 도중 돈을 관리하라고 하여

점방(가계) 거래 장부를 넘겨받았다.

 

 

선로반에서 도중 돈을 관리하는 서무는

일하다 새참으로 막걸리를 사 먹거나 회식이 있을 때

 

점방에 가서 막걸리와 안주 등을 외상으로 가져오고

장부에 기록해 두었다가 간조(월급) 날

 

직원들에게 외상값을 받아서

점방에 가서 외상값을 계산한다.

 

 

그러면

점방주인은 고마움의 표시로 서비스 막걸리와 안주를 주었다.

 

이것을 "동양거리"라고 했다.

 

 

 

당시에는 도중 돈을 관리하는 서무가

사무실에서 쓰는 세제나 청소도구 등

 

생필품

그리고

개인별로 피우는 담배까지도 외상으로 가져오고

간조 날 돈을 거둬서

 

외상값을 지불하곤 했다.

 

 

 

나이가 어려서 꽤 오랜 기간 도중 돈

관리를 했다.

 

 

도중 돈을 관리하면서 힘들었던 건

일하다 말고 술가져오라고 하면

시커먼 주전자를 들고 새까만 얼굴을 하고

 

시장에 막걸리를 사러 가면 창피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땐

주로 안주를 재료를 사다가

직접 만들었는 데

내가 돼지고기 두부찌개 요리를 잘 했다.

 

 

201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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