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선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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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장마와 태풍

김경수 선로이야기 2018. 7. 3. 10:28



태풍은 매년 삼복더위를 지나고 8월 초순부터 북상하기 시작한다.

한여름 아무리 날씨가 더워도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바닷물이 차거워서 바다에는 들어가기 싫다.

철도에서 선로유지보수는 계절마다 늘 긴장해야 하고

할 일들이 많다.


5월 달에는 여름장마를 대비해서 배수로를 청소하고

비탈면을 보수하는 등 수해예방작업을 한다.


6월부터 7월초까지 장마가 시작되는데

장마기간에 비가 찔끔찔끔 조금씩오면서

대지가 차춤차춤 빗물이 스며들어 포화상태가 된다.

그런 후 장마가 끝날 무렵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배수로가 막히고, 뚝이 무너져 수해가 발생한다.


올해처럼 6월에 태풍이 한반도에 북상하는

일은 근래 보기 드믄 일이다.

그래도 오늘 예보를 보니 남해안에서

한반도를 비켜 나간다고 하니 다행이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실시간으로 기상정보가 발표되고

지역 적으로 예상강우량, 실강우량이 알려지면서

태풍이나 폭우에 사전대비를 할 수가 있다.


또한

2000년 이후 부터 재해예방 공사를 많이 해서

요즘은 웬만한 비에는

수해도 잘 발생하지 않는다.

내가 70년대 중반부터 철도에 근무를 했는데

당시는 시간당 30mm 하루 80mm만 와도

배수로가 막히고 열차가 못간다고 날리였다.


그때는

강우정보시스템도 없고 하여

라디오 뉴스나 듣고, 하늘만 처다 봤다.

강우량도 원형 우량게 통을 설치하고 비가오면

시간마다 우량게 통에 담긴 빗물을 자로 측정거나

아니면 비커에 부어서 눈금을 읽어 강우량을 측정했다.


우량계


측정된 강우량은 기록해 두고 상부에 보고한다.

지금은 기상청 "방재기상정보시스템"에 가입하면

지역별 내가 근무하는 곳의 기상상황을 실시간으로

문자로 통보받을 수 있다.

또한 기상청 앱 이나, 국민재난안전 앱을 

휴대전화기에 설치하여 문자정보나, 실시간 기상정보를

확인할 수가 있다.


참 좋은 새상이지!



올해 7월 1일부터 주52시간 근무라고 난리들이다.

70,80년데는 수해가 나고 선로가 불통되어

열차운행이 불가능 해 지면

언제까지 선로를 개통해야 한다고

날짜와 시간을 정해놓고

주야간 수해복구 작업을 했다.

그때는 주 6일 근무에

토요일은 반나절 근무를 했지만

수해복구는 사고복구이기 때문에

주야 휴일도 없이 복구 작업을 했다.

변변한 건설장비 도없고

주로

사람 손으로 가마니에 석분이나 자갈을 담아

마대를 쌓아 복구를 했다. 


며칠 밤을 꼬박 세우면서 복구작업을 하고

수해현장에서 솥을 걸어 놓고 밥을 직접 해서 먹었다.

그래서

각 사무소마다 몇 백명이 먹을 수 있는 취사도구를 

갖추어 놓았다. 

잠 잘 곳이 없어서 역구내에 유치해 놓은 객차나 화차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노천에서 가마니를 깔고 덮고 자기도 했다.



이제 정년을 하고 철도를 떠나 있어도

비가 많이 오거나 태풍이 오면 

기상청 예보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 보게 된다.


선로수는 비가 오면 좋은 일도 있다.

주로 철길 위 노천에서 일을 하니

비가 적당히 오는 날은 임시 공휴일이다.

민물고기를 잡아 추어탕을 끓여 먹거나

닭죽을 끓여 먹기도 한다.

이런 날을 "날궂이 한다"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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