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중 돈과 동양거리
내가 입사해서 얼마 안 있으니 도중 돈을 관리하라고 하여
점방(가계) 거래 장부를 넘겨받았다.
선로반에서 도중 돈을 관리하는 서무는
일하다 새참으로 막걸리를 사 먹거나 회식이 있을 때
점방에 가서 막걸리와 안주 등을 외상으로 가져오고
장부에 기록해 두었다가 간조(월급) 날
직원들에게 외상값을 받아서
점방에 가서 외상값을 계산한다.
그러면
점방주인은 고마움의 표시로 서비스 막걸리와 안주를 주었다.
이것을 "동양거리"라고 했다.
당시에는 도중 돈을 관리하는 서무가
사무실에서 쓰는 세제나 청소도구 등
생필품
그리고
개인별로 피우는 담배까지도 외상으로 가져오고
간조 날 돈을 거둬서
외상값을 지불하곤 했다.
난
나이가 어려서 꽤 오랜 기간 도중 돈
관리를 했다.
도중 돈을 관리하면서 힘들었던 건
일하다 말고 술가져오라고 하면
시커먼 주전자를 들고 새까만 얼굴을 하고
시장에 막걸리를 사러 가면 창피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땐
주로 안주를 재료를 사다가
직접 만들었는 데
내가 돼지고기 두부찌개 요리를 잘 했다.
2013.10.7
김경수 코레일선로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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