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꽃
함박꽃의 추억
경북 봉화군 소천면 구마동 장자골
외삼촌은 장자골에 투방집을 짓고 화전민으로 살았고
가끔은 구마동 작은 하천에서 사금을 케기도 했다.
한 번도 만난 일이 없는 외삼촌 댁에
초등학교 3학년 때인가 어머니의 손을 잡고
외사촌 누나의 안내로 소천면 장자골 외삼촌 댁을 처음으로
찾아갔다.
영동선 현동역에서 내려 작은 고개를 넘고
소천면 소재지를 지나 구마동 가는 길로 들어서면
오동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어간다.
오동나무 숲에서 첨 들어보는 매미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그렇게 뜨거운 뙤약볕을 두어 시간 걸어서 다시
장자골이라는 산속 깊은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니
통나무를 배어다가 내 모나게 쌓아 올린 투방집이
초라한 모습으로 기다렸다.
방바닥은 부들로 짠 자리를 깔고 이불도 없이 살고 있었다.
내가 사는 강원도 장성읍 동점도 시골이지만 외산촌 댁은
산속 깊은 골짜기에 달랑 한 채 있었고
산 능선을 하나 넘어가야 또 한 채의 집이 있었다.
구마동 큰길에서 외삼촌 댁 장자골로 올라가는
계곡 작은 개울에는 함박꽃나무가 넝쿨처럼 엉기어 자라고
온통 흰색의 함박꽃이 피어 숲을 이루고 있었다.
그 함박꽃나무 숲 사이 작은 개울에는 맑은 물이
졸졸 흘러가고 함박꽃나무 그늘에서
우리는 잠시 쉬어갔다.
처음 본 함박꽃 맑은 개올물
지금도 가서 놀고 싶은 추억이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외삼촌 댁에서 한여름을 보내고
어머니와 나는 그곳에 정착하게 되었다.
작은 움막을 지어놓고 화전을 일구며 살았다.
그러던 중 아버지는 장자골 외딴곳에 작은 집을 지었고
그 집에서 한 해 겨울을 살다가 무장공비(간첩)의 출몰로
나라에서 외딴집 화전민을 모두 이주시켰다.
장자골의 2년간의 생활은 많은 축억을 만들었다.
장자골에 정착하면서 구마동 고선분교에 전학을 하여
얼마간 다니다 학교를 관두었다.
난 그래서 초등학교 졸업은 2년 늦게 했다.
고선 분교에 오니 학생들이 구슬치기, 공차기도 모르는
정말 오지였다. 한 교실에서 1,2,3학년 그리고 4,5,6학년이
같이 공부를 했다. 학교 가는 길은 산을 넘고 하천을 건너
두어 시간 걸려서 다녔다.
학교에서는 가끔 자루를 가져오라고 하여 옥수숫 가루와
우유 가루를 배급으로 주었다.
학교 앞 문방구는 따로 없고 선생님이 교실 뒤쪽에
상자를 만들어 학용 품을 담아두고 학생들에게 필요한
학용 품을 팔고 문을 잠가 두었다.
학교 오가는 산골 길에 노루(고라니 일지도 모름)가
뛰어다니고 산토끼가 뛰어다니는 모습도 보았다.
비라도 오는 날은 나무 숲 속을 걸어가면
나뭇잎에 빗방울이 모여서 투둑 투둑 떨어지는 소리,
물안개가 지나가는 모습이 무서웠다.
그래서 결국은 얼마간 혼자서 학교를 다니다
다니지를 못했다.
그렇게 나는 학교가 가기 싫어 어머니에게 혼나기를
몇 번 하다 결국 학교는 관두고 어머니 따라 농사도 짓고,
약초도 캐고, 산나물도 뜯으며 살았다.
봄이면 산딸기 따서 먹고,
여름이면 화전 밭에 농사지으러 가서 산나물 뜯어서
점심에 된장 찍어 먹고,
가을면 머루와 다래를 따서 먹고 외삼촌 사금 캐러 가면
따라가서 물고기도 잡으며 놀았다.
겨울에는 동점에 할머니와 사는 바로 위 형이 와서
싸리나무를 활처럼 휘어서 철사로 묶고 참새 틀을 만들어
참새도 많이 잡아먹었다.
그래서 난 함박꽃만 보면 한때 장자골에서 화전민으로
살았던 추억이 생각난다.
난 화전 일구는 모습도 처음 보았다.
화전을 일굴만한 산에 나무에 풀이 한창 피는 5월경에
나무를 모두 베어 놓는다. 그러고 장마가 끝날 무렵인
7월 초순경 비가 오려고 하는 흐린 날 베어놓은 나무에
불을 지른다. 그러면 산불이 번질 염려가 없고
화전을 일구려고 배어놓은 나무만 다 타고 불이 꺼진다.
그러고 한참을 지난 후 굵은 나무는 골라서 군데군데
모아 두고 큰 돌도 골라 모아 둔 후 흙을 곡괭이로 파서
뒤집어 놓는다. 그런 후 8월경에 메밀씨를 뿌린다.
메밀을 추수한 후에는 호밀을 뿌려 이듬해 봄 추수를 하고
그런다음 본격적으로 감자, 콩, 옥수수 등을 심는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메밀과 호밀은 풀을 자라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화전을 일구고 처음 한해는 메밀과 호밀을
심는다고 한다.
장자골 외삼촌 댁에서 외사촌 누나와 물장난 치며
놀았던 일
여름이면 감자떡, 감자전, 옥수수 올챙이 묵 해서 먹고,
겨울이면 언 감자 구워 먹고, 옥수수 떡 해 먹고 즐거웠다.
장자골에는 머루, 다래가 얼마나 많았던지
한 겨울에 대롱대롱 나무에 매달려 있으면 발로
나무를 툭툭 차면
쪼글쪼글한 머루, 다래가 후드득 떠어진다.
그것을 주워 먹으면 정말 맛있었다.
여름 어느 날은 산골마을 사람들이 모여
오솔길 풀섶 풀을 깎고 집집마다
막걸리, 감자전, 칼국수 등 시골음식을 장만하여
갖고 와 모여서 먹었다. 이것을 "푹구" 먹는다고 했다.
장자골에서 처음 만난 함박꽃
함박꽃의 추억 그 많은 추억을 어떻게 다 적을 까....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임영웅
당신이 얼마나 내게 소중한 사람인지
세월이 흐르고 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당신이 얼마나 내게 필요한 사람인지
세월이 지나고 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당신은 나의 영원한 사랑
사랑해요 사랑해요 날 믿고 따라준 사람
고마워요 행복합니다 왜 이리 눈물이 나요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당신은 나의 영원한 사랑
사랑해요 사랑해요 날 믿고 따라준 사람
고마워요 행복합니다
왜 이리 눈물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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